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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디민둥/마음의소리

자리잡기

민둥 2017.03.31 13:34

이번주 화수목 ML Group Retreat 다녀왔다가 도착하자마자 목요일 오후에 인터뷰
내 인생에서 가장 많이 인텐스하게 영어를 사용했던 3일이 아닐까 싶다.
인터뷰 생각에 retreat에서도 완전히 맘놓고 놀진 못하고 계속 긴장상태였는데
어제 드디어 다 끝나고 확 풀어지니 오늘은 정말 아아아아무 생각이 없다 그냥 쉬어버려야지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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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의 반백수 기간을 지나 드디어 여기서 일한지 6개월.
작년 9월부터 일단 contractor로 일하다가 1월부터 full time 전환되고 이게 5월초까지 계약이었는데
현재 working visa는 6월말 만료되기 때문에 여기 계속 머무르려면 뭔가 대책이 필요했었다.

다행히 보스가 내 계약 연장을 제안했는데 이번엔 visa sponsorship까지 포함된 프로세스라
예전처럼 간단하게 연장되는게 아니고 다른 committee 포함한 인터뷰를 해야하는것.

뭐 결과적으로 어제 인터뷰는 미친듯이 긴장했던것에 비하면 무난하게 끝났고
어차피 하던 프로젝트를 계속 하는거라 내 프로젝트가 뭔지 내가 뭐했는지 설명하고 어렵진 않았음.
3일동안 retreat에서 영어 게이지도 충전된 상태라 그런가
끝나고 나니 정확히 무슨 소리했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그럭저럭 설명 잘한듯;

웃긴건 인터뷰 끝나고 30분뒤에 보스가 OK라고 당장 결과 알려줌ㅋㅋ
나 말고도 일단은 지원자가 한명 더 있어서 그사람도 인터뷰 보긴 했는데
뭐 내가 하던 프로젝트라 당연하게도 내가 적임자 인거지; 대체 난 왜 며칠동안 긴장했는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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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대사관에서 일할때 들은바로는 여기도 다들 인맥 통해서 알음알음 취업하는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민자들이 자리잡기가 쉽지 않다고 했는데; 실제로 내가 1년간 느끼기에도 그랬고.

이번 프로세스 진행하면서 보니 이미 내가 90% 확정된 상태에서 잡공고를 띄우고
내가 지원하자마자 바로 인터뷰 진행되고 인터뷰 끝나고 30분만에 OK 결과나오는걸 보니
역시 다들 이렇게 진행하는구나 싶긴 하더라.

고작 1~2주일 잠시 올라오는 잡공고들은 다들 내부자가 있는거였어..
작년 이맘때쯤 취업하겠다고 매일매일 확인하며 여기저기 넣어봤지만 연락 한번 안왔었는데
대부분 이렇게 형식적으로 열리는거였겠구나 뭔가 급 허무한 기분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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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약에 성공해서 친구들한테 나 좋은소식 있다! 라고 하면
왜 다들 임신했다고 생각하는건가 대체 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30대 미혼 여자의 좋은소식은 결혼이고
30대 기혼 여자의 좋은소식이란 임신인건가?ㅠㅠ

물론 나도 언젠가 닥쳐올수 있는 일이기에 이것저것 생각을 많이 해보는중이긴 하다.
오전에 커피 한잔과 함께 레몬테라스에 들어가서 남들 인테리어 해놓은거 보는걸 원래 좋아하는데
요즘은 왜인지 임신을 고민하는 사람들, 아이없는 삶을 사는 사람들에 대해 찾아보는 중

여기 살아서 그런지 일단 주위에도 결혼 후 아이없이 사는 가정이 많고
다행히 우리집이나 시댁이나 결혼 후 자녀계획에 대해서 단한번도 말씀하신적이 없으셔서
뭔가 남들 다 하니까 해야겠다 라는 생각을 해본적은 없다.

내가 철이 늦게드는 편이라 그런지 난 결혼해야겠다 마음먹기까지도 한세월 걸렸는데
엄마가 되기를 결정하는건 얼마나 더 어려운 결정일까..

지금은 내가 한 생명을 키울만큼 준비된 인간이 아니기도 하거니와
이렇게 평생 오빠랑 둘이서 알콩달콩 여유롭게 살수도 있겠구나 싶기도 하고
근데 또 이게 평생 준비가 되긴 되는건가 싶으면서
우리삶에 한사람 더 추가되는건 어떨까 싶기도 하고
근데 그 아이가 막 엇나간다거나 이런 극단적인 케이스를 상상하면 또 싫고ㅋㅋ

뭐 일단 현실적으로 permanent job을 갖지 않는 이상
커리어 끊기는 문제 없이 당장 힘들 예정.
아직 난 어리니 천천히 생각해보도록 합시다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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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이번 retreat은 생각보다 엄청 좋았다.
밥이 일단 엄청나게 맛있었고(!!!) 조용한곳에서 동물들도 엄청보고 해변에서 뛰어놀고
talk들도 생각보단 힘들지 않았고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같은 그룹 사람들이랑도 평소엔 많이 얘기할 기회가 없는데 이번 기회에 많이 친해진듯.

무엇보다 자신의 연구에 다들 열정적인 사람들을 만나서
다들 연구에 대한 토론을 하고 아이디어를 나누고 하는게 새삼 신기했달까?
내가 간만에 다시 학계에 발을 담궈서 그런지 석사때와는 뭔가 다르게 보이더라.

나도 이제 앞으로 2년 이곳에서 계속 일하게 될텐데.
이런 열정을 조금이나마 따라가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길!
그럼 일단 오늘은 불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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