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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디민둥/개미는뚠뚠

살고 싶은 삶

민둥 2018. 5. 11. 10:01

호주는 벌써부터 겨울이 가까이 왔다. 아래위로 극세사 잠옷을 입어도 꽤나 쌀쌀한 금요일 아침
미국이랑 하는 미팅은 몇번 양쪽의 섬머타임을 지나며 호주시간 아침 7시 30분이 되어버렸고ㅋㅋ
일어나자마자 비몽사몽 샤워하고 미팅 들어갔다 왔더니 출근하기에는 좀 애매한 시간이 되어 버렸네.

지금 가면 주차할 자리가 없기에 점심먹고 출근할까 하는 중;
안가고 오늘은 집에서 일하고 싶은데 오후에 또 미팅이 있는지라 가야할것 같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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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 어플리케이션을 끝내고 이제 대략 2주 뒤면 결과가 나온다.
2주 전까지만 해도 이거 준비하느라 계속 지속적인 스트레스 상태였는데
프랑스에서도 추천서 때문에 메일 보내고 확인하고.. 또 지나고 나니 별거 아니구만ㅋ

아직 결과는 어떻게 될지 두고봐야겠지만
일단은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이것저것 들어가 있는 것에서 하나 둘 발을 빼는 중이다.
뭐가 봐야할게 많으니 정신도 없고 미팅도 많아서 온전히 하나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고 싶었음.
일단 가장 기본적인 수학 과외는 6월부터 그만둔다고 진작에 말씀드렸고
걸려있는 프로젝트들도 이번달 안에 전부 마무리 지으려고 노력중이다.
오늘 미팅도 그 중에 하나이고 다음주에 또 다른 프로젝트도 일단락 해야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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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학회에서 Sir 팀 버너스 리 아저씨가 패널로 나왔는데 엄청난 인상을 받았다.
내가 지금껏 만났거나 보아왔던 대부분의 연구자들 또는 개발자들은
차분하고 딱히 운동과 거리가 멀며 좀 너드한 느낌이 기본이었는데 실제로 봤던 아저씨는 생각보다 좀 달랐음.
훨씬 더 열정적이고 말도 엄청 제스쳐를 많이 쓰면서 어그레시브하게 하며 운동도 많이 하신듯.

내가 예상했던 팀 버너스리의 이미지


이번 학회에서 실제로 본 버너스리


내가 같이 일하는 중에서 저 느낌에 가장 가까운 사람은 스티브 인데
스티브는 볼때마다 정말 대단한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뭐랄까.. 다들 연구자들이 자신의 연구에 대해선 기본적으로 열정적이지만 스티브는 그냥 삶에 대해서 열정적이랄까?
매일 기본적으로 일어나면 조깅, 애도 셋인데 조깅 후 애기들 학교 다 등교 시키고 출근
하는것도 너무 많아서 언제나 바쁘지만 무슨 미팅을 하던간에 열정적이고 그래서 그런지 실적도 좋음.

그동안은 막연하게 스티브 대단하다 라고만 생각했던게 이번에 버너스리 아저씨를 보게 되면서
아 저게 바로 내가 동경하는 삶이구나 생각해보게 되었음.
종합해보면 내가 원하는건 열정+근육+연구실적+강한주장+표현력 정도가 아닐까
기본적으로 삶 자체가 매우 바쁘고 정신없겠지만 근데 저런 사람들은 시간이 나더라도
나처럼 소파에서 몇시간씩 뒹굴며 소셜미디어 보거나 하진 않을듯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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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정+근육+연구실적+강한주장+표현력에서
다른것들은 차치하더라도 일단 가장 먼저 느끼는건 나는 말을 잘 못한다는 것이다.
언어의 문제가 아니라 일단 기본적으로 한국말로도 논리정연하게 말하는걸 잘 못함
백그라운드부터 큰 그림을 그려가마 차근차근 차례대로 설명할 수 있어야하는데
성격이 급한건지 하고싶은 말을 중구난방으로 하는 경우가 있음.

오히려 메일을 쓰거나 slack같은 곳애 포스팅 할때처럼
글로 약간이라도 시간을 가지고 정리를 하면 조금 나아지는데 바로 말로 내뱉는건 발전이 없네.
말을 잘 못하는건 공대생들의 특징인가요 라고 하고싶은데 잘하는 사람들도 워낙 많아서ㅋㅋ
아무래도 나에게 결론은 연습밖에 없는듯.

아직 연구실적도 없고 근육도 없지만 말이라도 일단 잘하고싶다! 으아!
열심히 검색해보니 ANU안에 Toastmasters 있는거 찾았는데 당장 다음주에 가볼 예정.
연구실적과 근육도 차차 만드는걸로 하자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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