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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cked Little Town
동물을 너무너무 좋아하는 나는 호주에서 떠나오면서 한국은 야생 동물들이 많이 없겠지 하고 아쉬웠는데 웬걸 내가 사는 동네는 정말 고양이 천국이고, 요즘은 겨울이라고 여기저기 사람들이 만들어준 임시집들도 많이 보인다. 자세히 찾지않아도, 냥이들 먹으라고 부어준 사료통에 까치들이 떼로 달려들기 때문에 쉽게 찾을 수 있음ㅋㅋ 그래도 아파트 단지안에 있는 고양이들은 밥만 싹 먹고 사람을 엄청 경계하는 편인데 캠퍼스 안 고양이들은 잘 챙겨주는 사람들이 워낙 많아서인지 다들 딱히 사람을 무서워하지도 않고 오히려 맛난걸 내놓으라고 당당하게 야옹야옹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ㅎㅎ 내가 자주가는 공학 2동 앞에도 엄청나게 친화력 좋은 노벨이라고 학교의 마스코트 고양이가 하나 있음. 노벨이 말고도 국제관에도 하나 정통연 앞에도..
한국에 도착한지 어언 한달 하고 반, 오매불망 기다리던 인테리어 공사가 드디어 끝나고 이번주 새집으로 짐을 옮겼다. 레트로 스타일의 게스트하우스도 살다보니 평수도 넓고 제법 적응이 되었는데 떠나려니 왜인지 조금 아쉽네ㅋㅋㅋ 짐은 월요일에 옮겼는데 아직 뭐가 들어온게 없어서 시댁에서 빌려온 이불만 깔아놓고 지내는중. 새집 냄새도 아직 덜 빠져서 환기시키느랴 공기청정기 돌리느랴 정신이 없고, 아직 생활은 좀 많이 불편하지만 당장 내일 때맞춰 이삿짐이 온다고 하고 주문했던 가전과 가구들도 이번주 안으로는 대부분 배송이 된다고 하니 다음주면 그래도 어느정도 안정적인 생활이 가능하길 바래본다. 인테리어 공사는 큰 무리 없이 잘 진행되었지만 아쉬운 점이 없지는 않다. 내가 본다고 봤지만 너무 시간이 없고 출장에 다..
새해가 된지 일주일이 넘도록 정신없이 못하다가 이제야 결산 포스팅을 해본다. 2019년은 정말이지 엄청난 한 해였다. 올초에 멜번이랑 나루마 다녀온 사진이 몇년전처럼 느껴질 만큼 한해가 엄청나게 길었다. 퇴직과 결혼과 이민을 한방에 했었던 2015년보다 오히려 더 바쁘고 정신이 없었고 각종 마음고생과 세상 심각한 인생고민들을 하고 각종 내적 외적 갈등을 몰아서 겪었다. 호주에 갔던 첫해에 둘이 자기전 침대에 누워 남편은 남편대로 나는 나대로 각자 받는 스트레스에 대한 얘기를 했던 생각이 난다. 갑자기 생각하니 울컥하네ㅠ 처음엔 한동안은 적응하느라 참 힘들었었는데 막상 올해 한국에 돌아오는것을 결정할때는 이미 제법 기반을 다진 이곳을 또 떠난다는 생각에 또 머리가 다 빠질만큼 고민을 했구나. 정말 치열하게..
3일만에 쓰는 번복 포스팅 -- 제목은 나 지난주에 왜 우울했더라. 게스트 하우스로 옮긴 이후에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기분이 회복된다ㅋㅋㅋ 매우 신남ㅋㅋㅋㅋㅋㅋ 일단 나만의 시간과 공간이 생긴게 가장 크고, 무엇보다 이번주부터 날씨가 많이 좋아졌다. 게스트 하우스는 같은 아파트 다른 동에 있는데 80년대 레트로 감성. 다행히 화장실은 손본지 얼마 안되었는지 나름 쓸만하다. 40평쯤 되는데 거실만큼 넓은 방이 3개나 있고 쓰는 사람이 몇달간 없었는지 먼지가 뽀얗게 내려 앉았더라. 어머니께서 당분간 쓸 이불이랑 각종 집기 청소도구 많이 가져다 주셔서 요리는 아니더라두 인스턴트 커피정도 끓여먹으며 그럭저럭 생활하고 있는 중. 인테리어가 아직 입찰도 시작을 못했고해서 아마 최소 한달동안은 여기가 우리의 삶의 터..
한국에 들어온 지 고작 1주일 만에 넘나 우울하다. 사실 한국 들어오기 전엔 새로운 생활이 많이 설레기도 하고 기대되기도 하고 그랬는데 심지어 여기 내려와서 모두가 잘해주시고 축하해주시고 매끼 맛있는 것만 먹고 있는데. 날씨는 계속 안좋고 문화는 적응 안되고 집도 없고 차도 없고 삶의 터전을 잃은 느낌. 대체 왜이렇게 기분이 처지는 건지 한참 생각해봤는데. 한국을 떠나 있던게 고작 5년이 조금 못 되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한번도 결혼한 이후의 인생을 여기서 살아본적이 없고 그부분에서 오는 각종 크고 작은 스트레스에서 가장 큰 우울함이 오는것 같다. 계속 누구누구의 아내로 또는 사모님의 호칭으로 며칠간 불렸더니 내 한사람의 몫이 아니라 반쯤만 살아있는 느낌. 어떤분들은 아예 나를 어떻게 불러야하는지 적절한 ..
당장 이사 날짜가 3주 안으로 다가왔고 정말 할게 많다ㅠ 비행기표 (완료) 이사짐 업체 알아보고 날짜 확정 (완료, 20 Nov) 집 청소 업체 예약 (완료, 21 Nov) 렌트 끝낸다고 통보 (완료, 22 Nov out) 전기/가스 close (완료, 27 Nov final close) 인터넷 close (완료) 차 팔기 (완료, 12 Nov 전달) 자동차 보험 close (완료) 가져가지 않을 가구들 처분 (완료, 침대는 이삿날 폐기처분) 오빠 핸드폰은 정지하기 짐 다 빼고 이틀 정도 머물 호텔 예약 (완료) 각종 서류들 주소 학교로 옮기기 NSW EToll 계좌 취소하고 toll 기계 메일로 보내기 (완료) 은행 계좌 정리하기 비자에서 오빠 이름 빼버리고 Allianz 보험료 돌려받기 (내가 호주 ..
캐나다 출장가는 비행기안에서 쓰는 블로그. 런웨이 가다가 갑자기 엔진에 문제가 있는것 같다고 돌아서서 한시간 가량 점검 하고 다시 출발. 다행히 비행기 자리는 널널한 편이라 다들 띄엄띄엄 편하게 앉았는데 중간에 빈 4칸 자리를 차지하지 못해서 아쉽구만ㅠ 재빠르게 움직였던 앞자리 아저씨는 지금 다리를 쭉 뻗고 자고있는데 나는 내자리에서 영화 한편 보고 지금은 뒤쪽 3칸 좌석으로 이동해서 빈둥대고 있다. 이 3칸 자리는 디바이더가 올라가지 않고 고정되어있어서 아무도 차지하지 않는듯. 눕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한칸에 앉는것보다 다리 쭉 펴고 벽에 기대고 있으니 훨씬 낫네. 비행기 오래 타는거 누가 좋아하겠냐마는 호주는, 특히 캔버라는 정말 어딜 가든지 징하게 멀어서 아시아권을 제외하면 기본이 20시간이니 출장이..
오늘은 내가 박사 공부를 시작한지 딱 1 주년이 되는 날이다. 1년동안 파악한 나의 연구 성향이 있다면 - 나는 뭐든 생각보다 손이 먼저 나가는 스타일인거 같다. 어떤 사람들은 먼저 생각하고 체계적인 구상을 한 다음에 구현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일단 구현을 작게라도 먼저하고 눈에 보이는게 일단 생겨야 그다음 생각이 가능하고 그게 맘에 안들면 금방 또 다시 엎고 다시 구현하고 다시 생각하고 이런 스타일. 그리고 늘 새로운걸 해보고 싶어하고 이미 퍼블리시 된 일에 다시 손 대는걸 좀 싫어함. 똑같은 일을 꾸준히 하고 똑같은 말을 계속 해야하는걸 싫어하는거 같다. 논문 억셉 되었다고 하더라도 또 발표해야해, 그거에 대한 발표 도 많이 할일이 생기고 유지보수 + 그 위에 할수 있는 추가적인 연구도 생각해봐야..
정신없이 바쁠때면 꼭 포스팅이 하고싶고 좀 여유가 생기면 노느라 바쁘다보니 블로그 글에 대부분이 바쁘다는 말뿐이네ㅎ 그래도 6월 말을 기점으로 큰일을 다 끝내고 요즘은 약간 여유가 생김. 진작에 써놨던 저널이 드디어 퍼블리시 되고, 컨퍼런스 하나도 accept 되면서 마음에도 평화가 찾아왔다. 어느덧 호주에서 보내는 4번째 겨울은 작년부터 우리에겐 가장 손꼽아 기다리는 계절이 되었고. 일할때도 열심히 하지만 정말 놀 떄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이렇게 열심히 놀 수가 없음ㅋㅋㅋ 오빠랑 둘이서도 열심히 다니다가 우리가 열심히 거의 매주 스키장을 간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지면서 친구들이랑도 갔다가. 확실히 완전 초보 레벨은 벗어났는지 이제 제법 속도도 빠르고 라이딩이 너무 재밌음ㅠㅠ 작년에는 제일 많이 탔던..
오늘 아침 10시까지였던 second round 페이퍼 서브미션때문에 결혼기념일이고 뭐고 바쁜 나날들을 보냈더니 이제야 한숨 돌리고 딴짓을 살짝 해본다. 김동우랑 벌써 결혼 4주년이라니, 시간 정말 빠르다는 생각 뿐. 지난주 목요일이 기념일 당일이었는데, 수요일 오빠가 "내일 맛있는거 뭐 먹을까?" 라는 질문에 "내일 무슨 날이야?" 라고 대답하는 나는 정말 정신없는 아내다. 매년 기념일 마다 1년의 결혼생활을 되돌아 보며 기록을 남기자 라는게 처음 목표였는데 시간과 삶은 빠르게 변하지만 우리의 관계는 크게 변하지 않는다는게 신기하기도 하고 감사한 일. 아침에 항상 나보다 먼저 일어나서 내가 나오면 안아주는 것도 세상 사랑스러운 눈빛도 아직까진 다 그대로. 오직 우리의 흰머리와 주름과 체력만이 변한다ㅠㅠ..
내가 같이 일하는 회사가 6월 30일을 마지막으로 정리하기에 마무리 회의 + 시스템 통합을 위해 애들레이드에 와있다. CRC는 정부지원 cooperative research center 프로젝트인데 말그대로 회사와 학교간에 같이 연구하고 박사들도 지원하고 협력해서 프로덕트를 개발하는게 목표였고 5년의 프로젝트를 마치고 2개의 스핀아웃 컴퍼니로 나누어지면서 회사가 해체된다. 나는 2016년 9월부터 3년이 조금 안되게 이사람들과 같이 일했고 마지막에는 박사 지원까지 받음. 내가 아마도 가장 마지막으로 들어간 박사학생이 아닐까 싶네. 회사는 마무리되어도 다행히 펀딩이 넉넉해서 나는 올해말까지 엔지니어 포지션을 유지할수 있고 박사 스칼라십은 졸업할때까지 받을 수 있음. 레싱이랑 나는 일단 내년부터는 다른 프로..
요즘은 정말 매일매일 하늘과 나무들 색깔이 너무 예뻐서 이유없이 기분이 좋다. 꽃과 경치가 좋아지고 자꾸 사진찍고 그러는거 나이먹으면서 나타나는 증상(?) 이라고 누가 그랬는데 뭐 기온도 완전 쾌적하지 매일 기분을 좌우할만한 아름다운 풍경속에 있다는게 좋구나 :D 점심먹으러 갔다가 돌아오면서 너무 예쁘길래 잠시 멈춰서서 사진 한장 찍고 평소에 절대 등산 안하는데 이날은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문득 산에 올라가면 딱일거 같아 아침부터 등산 그리고 지난주에는 피오나랑 그렉이랑 감도 따러 다녀옴ㅋ 정말 가을가을하다! --- 지난주 수요일, 일요일에는 오랜만에 오케스트라 공연도 했음. 나한테는 학교 오케로 옮겨서 처음 한 공연이었는데 규모는 조금 작았지만 확실히 퀄리티는 업! 특히 브라스랑 퍼스트 바이올린이랑 너..
시장이 불확실해지면 투자자의 심리가 불안해지고 미래가 불확실하면 내가 마음이 붕떠서 일이 손에 안잡히지ㅋㅋ 최근 2주동안 시간이 대체 어떻게 간건지 모르겠다. 반쯤은 감기때문에 골골대며 보냈고 반쯤은 이런저런 상상과 걱정에 보낸듯 오빠는 가장 어려운 학과는 통과하고 아직 학교측의 최종 결정을 기다리고 있음. 학과만 통과하면 거의 다된 밥이라고 본다고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게 아니라서 아직은 모르는거다. 사실 우리는 바로 알려주는건줄 알았는데 또 기다려야 한대서 속이 타는중... 학교 인사위원회는 분기에 한번씩 열리는데. 최종 결과가 나올때까지 여전히 긴장과 기대가 교차하는 상태. 아직도 70%정도 확률이라고 생각하고 30%를 대비하고 있음. 하지만 알수없는 미래는 조금 걱정되고 제법 신나는듯 벌써 우리는..
2주동안 짧게 한국에 다녀왔다. 몇주전만해도 미세먼지에 날씨가 구렸다던데 내가 들어온 그 2주동안 화창한 날씨에 흐드러진 벚꽃에 기분 최고! 첫주는 오빠 없이 나혼자 엄마집에서 머물면서 지인들 만나고 맛난것도 많이 먹었음. 1년 3개월만에 들어가는 한국이고 오랫만에 보는 사람들인데도 변한게 없이 즐겁다는게 큰 기쁨이다. 아 변한게 있다면 친구 애기들이 쑥쑥 큰다는거 정도?ㅎㅎ 물론 각자의 고민들과 삶은 점점 더 달라지겠지만 만나면 늘 이렇게 즐겁길 바래본다. 토요일 오후에는 김박사 들어오면서 바로 포항부터 내려갔는데 도착하던날부터 편도가 아프기 시작하더니 일요일에는 하루종일 폭풍 열이 나고 오한이 와서 아무것도 못하고 누워있다가 월요일에 혈관으로 해열제를 맞고 나서야 죽다 살아남. 설상가상으로 월요일부터..
11시에 페이퍼 서브미션 마치고 레싱이랑 잠시 수다 떨다가 집에와서 빨래하고, 엄마한테 전화한통 하고, 라면 하나 끓여먹고나니 긴장이 탁 풀어짐. 오빠가 있으면 이것저것 집안일부터 먹는것까지 많이 도와줄텐데 오빠는 중국에 티칭하러 가있고 나는 푹 쉬지는 못하고 데모비디오 + 낼모레 발표 + 다음날 인터뷰 준비를 해야하는데 ...라고 생각만 하면서 늘어져있다. 지난번 캠핑에서 그렉이랑 얘기하다가 아마 30대가 우리네 인생에서 하고 싶은것도 많고, 할수있는 돈도 있고, 그래서 가장 바쁜 시점이지 않을까 얘기를 했던게 어렴풋 기억나네. 그나저나 바쁘니까 느껴지는게 평소에 체력관리를 좀 더 열심히 해야할거같다. 일주일 빡세게 했다고 당장 편도부터 나감.. 한국 갔다오면 아무래도 헬스 등록해야 할듯. 4월 4일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