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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디민둥/일상다반사

캥거루와의 첫 만남

민둥 2015. 7. 20. 19:13

세계에서 가장 캥거루가 많다는 캔버라에 온지 벌써 일주일이 지났는데 아직도 캥거루를 한번 못보다니!
라고 내가 계속 섭섭해하니 오빠가 캥거루 출몰 지역을 검색해본다ㅋㅋㅋ
근데 Mt. Ainslie?? 여긴 우리집 앞에 있는 산인데?ㅋ 꺜ㅋㅋㅋㅋ

그래서 주말을 맞아 떠난 하이킹!
혹시나 캥거루 진짜 만나면 줄려고 집에있던 토마토 하나도 곱게 씻어서 주머니에 넣고 출발!


여기도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등산을 좋아할까 싶었는데 의외로 트래킹 코스가 잘되어 있었다.
사실 산이라고 하지만 우리나라에 비하면 언덕 수준. 4km만 가면 정상이란다.

의외로 같이 산을 오르는 사람들도 많았다.
다들 복장은 가볍게. 반바지 입고 산을 뛰어올라가시는 분들도 있고ㅎㄷㄷ 우린 무려 오리털 패딩입고 나왔는데ㅋ
하지만.. 언덕 수준의 산이라도 역시 등산은 나의 스포츠가 아닌건지.. 보고싶었던 캥거루는 단한마리도 안보이고
반쯤와서부터는 헥헥대며 패딩 다 벗고 올랐는데도 땀이 삐질삐질 나는 정도더라.
힘들고 상심해서 줄려고 가져왔던 토마토도 먹어버렸다ㅠㅠ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무려 1시간을 올라 만난 에인슬리 산의 정상.
주변에 딱히 높은지대가 없다보니 캔버라 중심지역이 다 내려다 보인다.
완벽한 계획도시라 그런지 여기저기 원을 그리며 도로가 만들어져 있는것도 신기하고,
호수들도 인공호수가 대부분이라 연안이 반듯하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 도시에 온통 나무들로 가득차 있는게 좋아보였다.

잠시 풍경을 구경하고 쉬다가 다시 내려가는 길에 또 혹시나 싶어 캥거루 찾기에 돌입.
내셔널 지오그래피 보면 이런 곳에서 캥거루가 뛰쳐나오는데 하다가... 지나가며 보이는 나무둥치가 죄다 캥거루 같아 보이고
여기저기 발견되는 초식동물 똥들도 아마 캥거루의 흔적이 아닐까 이러면서 잔뜩 실망하며 거의 집 근처에 도착했는데

...

으아아으아으아으아아아니!!!!!!!!!!!!
나무 사이사이 볕 잘드는 언덕에서 낮잠 자고있는 캥거루 무리 발견!!!!!!!!

얼씨구나~


다들 누워있다가 내가 꽥 소리 지르며 다가가니ㅋㅋㅋㅋㅋㅋ
놀래서 벌떡 일어나 나의 행동을 주시하고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으아 귀여웤ㅋㅋㅋㅋㅋ

언듯 봐도 나보다 더 덩치가 큰 애들이 십수마리가 있는데 너무 신기하더라 정말ㅠㅠ
작은 애기를 주머니에 넣고 있는 캥거루도 하나 있었는데 애기있는 애들은 너무 가까이가면 공격할까봐 무서워서 더 못가고
다른 애들한테 조금씩 접근ㅋㅋㅋ 근데 팔뚝에 근육이 무시무시하다 한 대 맞으면 엄청 아플듯ㅋ



분명 동물원에서 몇번이나 캥거루를 봤는데 그때는 감흥이 없다가
야생에서 이렇게 발견하니 왜이리 신기한지 모르겠다. 확실히 내가 지금 호주에 있구나 이런 기분이랄까???

찾아보니 가끔은 근처 집에 가서 먹을거 달라고 하기도 한댄다ㅋㅋㅋㅋㅋ
멀리 갈 필요도 없이 집에서 1키로도 안되는 지점에 얘네들이 살고있다니 너무 신기하고 좋당ㅋㅋ 시골사는거 좋아ㅋㅋㅋㅋㅋ
등산하는거 엄청 싫어하는데 이제 여기까지는 자주 왔다갔다해야지
자주 접근해서 먹을것도 주고 친해지면 악수정도는 성공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ㅋㅋㅋ 으히히 호주에 와서 제일 신나는 날이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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