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cked Little Town

39w3d - 마지막 진료 본문

레이디민둥/미세스민둥

39w3d - 마지막 진료

민둥 2021. 9. 14. 23:32

유도분만 전 마지막 진료를 보는날.
미리 예약해놓고 오빠 수업 끝나자마자 갔더니 5분도 안기다리고 바로 진료실로ㄱㄱ
일주일동안 운동을 열심히해서 그런가 내 몸무게가 하나도 안늘었고 콩이도 여전히 3.3키로 예상
39주차에 들어오니 이제 딱히 큰 아이도 아니고 평균 수준이 되었다. 넘나 다행ㅠ

그동안 매번 손으로 가리고 있어서 못보던 콩이 얼굴도 초음파로 정말 오랜만에 확인했다.
이쯤이면 사실 골반사이에 들어가서 얼굴이 안보여야 좋은건데 아직 얼굴을 들고있네 하셨지만
유도 시작하고 자리 잡을지 아닐지는 기다려봐야 안다고...
다행히 지난번에 완전 딱딱했던 자궁벽은 이번 내진으로 보니 제법 진행이 된거 같다고 하셨다.
아기도 생각보다 많이 내려왔다고 만져진다고 선생님도 오오오 하시며 놀라심ㅋㅋ
초산은 유도 시도했다가 진통만 실컷하고 실패한 사례를 많이봐서... 그동안 정말 열심히 걷고 짐볼 타고 했는데
진전이 있다는 말에 고생한 보람이 있는것 같아서 완전 뿌듯하더라ㅋㅋ 이게 뭐라고ㅋㅋㅋㅋ

그래서 그런가 원래 금요일로 잡았던 유도분만 날짜를 하루 당겨서 목요일 오후부터 시작하자고 하셨다.
목요일 오후 3시부터 입원 시작해서 촉진제 맞기 시작하고 진행되는거 보자고.
아마 바로 되지는 않을테니 금요일쯤 출산하는걸로 예상해보고, 상황봐가며 수술이 필요하면 하는걸로 결정.

고작 하루 당겨졌을 뿐인데 갑자기 출산 이틀전이 되어버림ㅋㅋㅋ
원래 예정대로라면 내일 코로나 검사를 받는건데 오늘 진료 끝나자마자 보건소에도 바로 가서 검사를 받았다. 
이제 출산가방 빠진거 있는지 확인하고 짐볼이나 타면서 기다리는 일만 남은건가!

---
후아 D-2일이라니 엄청나게 초조하고 무섭고 설레고 기대된다. 
길고 길었던 힘들었던 나의 임신기간도 드디어 이렇게 끝나가는구나...

입덧에 임당에 편안하고 쉬운 임신은 아니었지만 덕분에(?) 남들보다 살도 안(못)찌고 배도 많이 안나와서
이제와 생각해보니 오히려 급격한 신체 변화에 대한 스트레스는 많이 없었던거 같다. 
물론 착색과 임신선 등등 자잘한 변화들은 있었지만 관절아픈것도 붓기도 없고 비교적 봐줄만한 수준인듯ㅋㅋ

39주차. 터질것 같은 나의 배와 없어진 배꼽ㅋㅋㅋ 구슬동자 같다ㅋㅋㅋㅋㅋㅋㅋ

원래도 다정하지만 더 꼼꼼하고 세심하게 다정해진 남편덕분에도 정말 행복했던 기간이었다.
바쁜데도 빠짐없이 병원에 같이 가주고 같이 산책하고 집안일도 도맡아해 지겨운 임당 식단도 같이 해줘
그와중에 아기 보려면 체력 키워야한다고 매일 꾸준히 운동하던 남푠. 내가 전생에 나라를 구했지ㅠㅠ

흠... 역시 지나고보니 힘들었던 순간들은 빨리 잊혀지고 기억은 이렇게 미화되는건가ㅋㅋㅋㅋ
출산하고 나면 태동이 그립다던데 그런날이 올까? 그래도 뱃속에 있었을때가 좋았다고 생각할때가 올까?
아마도 인생에 두번은 없을 경험. 그래도 돌아보니 제법 나쁘지 않았던 시간들이었고
우리 둘뿐이었으면 못느껴봤을 이런저런 감정들, 색다른 추억들도 많이 생긴거 같아서 행복하다.

스펙타클한 9개월이었는데. 앞으로 남은 시간들은 또 얼마나 흥미진진할지 기대되는구만ㅎㅎ
어서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자 콩아!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