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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디민둥/마음의소리

초보엄마의 넋두리

민둥 2023. 5. 2. 14:14

윤아가 처음으로 좀 많이 오래 아프다.
물론 19개월 동안 코로나도 걸렸었고 한두번 열이 잠시 오른적은 있었지만
39.0찍었던게 최고였을 정도로 심하진 않았었고 하루이틀이면 금새 떨어지고 좋아지고 했었다.
3월부터 어린이집에 가기 시작하면서 콧물을 달고 살아서 이번에도 그냥 약한 감기이거니 했음.

금요일 오전에 미열이 나서 등원을 안시키고 아침에 병원 다녀와서 지켜보고 있었다.
38.2도 넘어가길래 이부프로펜을 하나 먹였는데 딱히 떨어지는것 같지 않고
이모님이 퇴근하시는 시점부터 갑자기 열이 많이 나더니 40도를 넘김.
교차복용하기에도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서 초조하게 긴장하며 몸만 열심히 닦아주다가
2시간 되자마자 아세트아미노펜 먹인후로 다행히 땀을 쭉 흘리더니 열이 떨어지는것 같더라.

40도 근처에서는 자기도 몸이 별로 안좋은지 누워있고 싶다고 하더니
38도로 내려가니 갑자기 나가나가 거실로 나가자는 윤아덕분에 안심도 되고 웃겼다ㅋㅋ

38도로 떨어지자마자 피아노 친다고 하시는분ㅎ 언제나 기분이 좋으심ㅎㅎ

하.. 근데 문제는.. 월요일까지 긴연휴라 원래는 용인올라가는 일정이 잡혀있었고
오빠 친구들이랑 펜션 일정도 다 잡아놓은 상태라 올라가니 마니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일년에 한번 만나는네가족 모임에 하필 한가족도 많이 아파서 못온다고 하는데 우리마저 못가면 안될거 같아서..
토요일 아침에 보니 윤아도 컨디션이 많이 돌아온거 같아서.. 그렇게 무리해서 올라간게 큰 문제였음.

막상 가서는 열도 안나고 기분도 최고고 (근데 기분은 언제나 최고임)
언니오빠도 있고 씩씩하게 잘 놀았는데 바람을 좀 많이 쐬어서 그런가 밤에 기침이랑 가래가 눈에 띄게 심해졌었고
누우니 자꾸 콧물이 넘어가서 가래가 끼는건지 기침을 너무 심하게 하다가 토를 하더라.
별로 먹은것도 없는데 두번이나 토하고 가래때문에 잠도 편하게 못자고 다시 열도 살짝 나는거 같고
나도 오빠도 옆에서 잠도 제대로 못자고 최악의 밤을 보냄ㅠㅠㅠㅠ

평소에 밤에 이유없이 윤아가 깨서 칭얼대면 괜히 짜증도 나고 그런데
애가 아프고 토하니까 신경이 바짝 곤두서서 작은소리에도 벌떡 몸이 일으켜지게 되더라ㅠㅠ
나는 엄마가 되어서 아픈 애를 왜 굳이 데리고 올라와서 이렇게 힘들게 하는건가
윤아가 제일 우선이어야지 왜 이런것도 제대로 판단못하고 우울하고 오빠한테도 날카롭고 예민하고..

그렇게 역대급 힘든 밤을 보내고 아침 햇살에 눈을 떳는데 나랑 눈이 마주친 윤아가 배시시 웃어주는거다ㅎ
넘 귀엽고 예쁜데 문득 확 그런 느낌이 들었음.
아... 나는 이제 이 아기에게 무슨일이라도 생긴다면 살수가 없겠구나.

일정 끝나고 친정집에서는 열은 안났는데 설사를 엄청 많이해서 또 잔뜩 걱정걱정을 하며 돌아왔다ㅠ
다행히 집에 돌아온 이후로는 윤아 컨디션 많이 좋아지고 밥도 엄청 잘먹었는데
또 밥을 엄청 잘먹으니ㅋㅋㅋ 그전에 우리가 너무 못챙겨줘서 안먹은건가
괜히 나혼자 그게 또 속상해서 뜬금없이 눈물이 뻥터짐ㅠㅠㅋㅋㅋㅋㅋ
스스로도 어이가 없긴하다만ㅋㅋㅋ 잘먹어도 ㅈㄹ 어쩌라는건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쩌라고.. 사실 적당히 잘 먹이긴 했음. 토해서 그렇지ㅠ

어제 병원 다시 가니까 편도선염이라고 약 새로 처방받고 항생제도 다른걸로 바꾸고 나니
설사도 바로 멈추고 정상 변으로 돌아옴. 많이 좋아지긴 했는데 여전히 저녁시간이 되면 열이 조금 난다.
이번주 어린이집에 바이러스가 잔뜩 돌고있는지 수족구도 1명 걸리고
14명중에 등원한 애들도 대여섯명 밖에 없다고 하던데 어서 좀 지나갔으면 좋겠네..

이 모든 와중에도 기분은 계속 좋아서 너무 고맙고 기특한 내새꾸ㅠㅠ
방금도 자다가 콜록콜록 하는데.. 우리 아기 빨리 낫고 많이 아프지 말았으면 좋겠다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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