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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디민둥/마음의소리

갈무리

민둥 2013. 11. 5. 14:59

* 정말 극소수의 사람들에게만 말했던 일인데 

사실은 몇달전 G사에서 인터뷰를 보라고 연락이 왔었다.


이직에 대한 생각이 전혀 없던 시점이어서 뜬금없는 리크루팅이 좀 황당했었는데

그래도 좀 늘어지는 요즘, 일단 목표도 그럴듯했고.

뭔가를 시작할 좋은 기회라 생각도 들어서 남몰래 조금씩 나름대로의 공부를 시작했다.

 

회사 다니랴 여름휴가도 미리 2주나 잡아놓은 시점에서 쉬운일은 아니었다만

간간히 알고리즘 책도 보고 남자친구랑 카페에 앉아서 코딩하며 문제도 풀어보고.

회사원의 마인드가 굳어가는 시점에서 다시끔 책도 보고 공부하니 이것도 나름 재밌는거다.


3주전쯤 첫번째 전화 인터뷰 보고 망했네 싶었는데 의외로 통과했다는 소식을 듣고

그리고 2주전에는 온사이트 인터뷰 5시간을 마치고 돌아왔다.

문제 자체는 사실 크게 어렵지는 않았는데 좀 더 알고리즘 문제 종류를 많이 접해봤으면. 

혹은 공부를 더 했으면 하는 생각이 계속 맴도는건 어쩔 수 없더라.


온사이트 끝나고 스스로에게 점수를 매겨봤는데 65점 정도. 

안될거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직접 결과를 듣기 전까지는 희망의 끈을 놓을 수 없는게 사람이니까.


사실 내 전공이랑 너무 멀어서 안될거 같기도 했고 지금 다니는 회사도 너무 좋아서

큰 기대도 별 생각도 없었기 때문에 아무에게도 얘기하지 않았었는데.

사람의 마음이 진짜 간사한게 막상 내 노력이 들어가고 

진행이 되기 시작하니까 쉽게 놓기 힘든 무엇이 되버린거다.


여튼 결과적으로는 온사이트에서 떨어졌음.


결과가 아쉽다고 (다들 그렇게 얘기하는거겠지만?) 다음에 또 지원해보라고 말하는데 

뭐 그건 그때가서 다시 생각해볼일이고 :)



* 커리어 관련해서 2년간 거의 아무런 풍파가 없던 나의 삶에 뭔가 큰 폭탄같은게 떨어지고

결과적으로 그 폭탄은 불발로 끝나게 되었지만 마음속에는 아직 잔여물이 남은듯 하다.


입사 이후로 회사 일이 크게 힘든것 없이 무난하게 흘러갔기 때문에,

누군가는 진짜 꿀빠는 곳에 있다고 하지만, 스스로에게 자극이 부족했던건 사실이었다.


그 심심함을 매울려고 끊임없이 취미생활을 하고있지만 확실히 그것과는 다른 느낌.

이번 일을 준비하면서 다시 시작했던 공부가 생각보다 꽤나 재밌었던거다.

그리고 떨어지긴 했지만 (의외로) 인터뷰도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고.


너무 발전없이 지금의 현실에 안주해서 사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머리를 맴맴 맴도네.

아홉수를 두달 앞두고. 맨날 결혼생각만 할게 아니라 커리어패스를 생각해봐야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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