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cked Little T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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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디민둥/미세스민둥

12w4d

민둥 2021. 3. 10. 13:43

내 35년 인생에서 아마도 가장 힘들었던 한달이 지나가고 있다...(hopefully..)
입덧 피크는 아무래도 11주였는듯. 그전까지는 먹어도 주로 헛구역질하고 많이 토하진 않았는데
11주차에는 정말 컨디션도 최악이었고 먹자마자 완전 분수토 하는일이 많았다.
그때 먹고 심하게 토한음식들은 트라우마가 생겼는지 다신 꼴도 보기 싫음ㅠㅠ
다이어트 할땐 안빠지던 몸무게가 -3키로가 되었고ㅎ 왜 임신했는데 꽉 끼던 바지가 잘 들어가나요ㅋㅋ

12주차인 지금은 확실히 지난주보단 좋아졌고 이제는 냉장고 냄새들이 많이 역하진 않음
여전히 울렁거리고 소화안되고 조금씩 토하는건 여전하지만 그래도 이정도면 비교적 살만하다고 해야하나.
9주차에는 다크써클도 엄청 심하고 일도 하나도 못하고 일단 내 기분 자체가 너무너무 우울했는데
이젠 일단 피곤함이 좀 덜하고 토하는것도 한달쯤 하니까 좀 적응된듯ㅋㅋㅋㅋ
입덧약을 먹어볼까 생각은 했는데 8주차에 선생님께 말꺼냈을때.. 물만 먹어도 토할정도 되면 처방하신다고 해서
나는 그정도는 아닌가 보다ㅋㅋ 그나마 재택이니까.. 이러면서 버틴게 어쩌다보니 12주가 되었다. 

미팅할때 morning sickness가 심하다고 말하긴 하지만ㅋ 나는 사실 night sickness에 가까움.
저녁은 거의 다 토한다고 봐야하고 소화가 잘되는 음식을 소량씩만 먹어야하는데, 그래도 그 적당량을 이제 약간 감을 잡은듯.
평소에 좋아하지도 않는 바나나가 제일 소화가 잘되고 잘들어가길래 11주에는 바나나만 2송이를 먹음.
지혜언니랑 얘기했던게 넘 웃겨서 첨부ㅋㅋㅋ 바나나가 싼 과일이라 다행이야ㅎㅎㅎ

요즘은 그래도 아주 가끔씩 뭐가 먹고싶다!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물론 아직 먹고 소화시키진 못함ㅠㅠㅋㅋㅋㅋ
인간에게 식욕이 얼마나 큰 욕구이며 중요한 행복의 원천이었는지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중ㅠㅠ

월요일에는 한달만에 병원에 1차 기형아 검진을 다녀왔다.
입덧이 심하니 잘있겠지 하면서도 막연한 걱정과 불안감이 있었는데 별일없이 잘 있는듯.
8주때 1.7cm 거미베어 같던 아기는 한달만에 6.2cm로 제법 사람의 형상을 갖추고 있는거 보니 그저 신기..
내가 잘 못먹어서 크기가 작은게 아닌가 했는데 주수에 맞춰서 잘 크고 있고 목투명대도 정상.

이제 한달쯤 뒤면 성별도 알수 있다고 하는데 아들이나 딸이나 성별은 딱히 바라는게 없음.
어차피 외동이지 않을까라는게 현재 나의 생각이라 그냥 오빠를 좀 더 많이 닮았으면 바랄뿐ㅋㅋ
콩아 내가 해줄건 없지만 그냥 잘먹고 건강하게.. 그리고 나도 이제 좀 살려주라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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