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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디민둥/개미는뚠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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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둥 2019. 6. 11. 16:43

내가 같이 일하는 회사가 6월 30일을 마지막으로 정리하기에
마무리 회의 + 시스템 통합을 위해 애들레이드에 와있다.

아들레이드는 멜번이랑 시드니랑은 또 다른 느낌. 소소하게 귀엽다.

CRC는 정부지원 cooperative research center 프로젝트인데
말그대로 회사와 학교간에 같이 연구하고 박사들도 지원하고 협력해서 프로덕트를 개발하는게 목표였고

5년의 프로젝트를 마치고 2개의 스핀아웃 컴퍼니로 나누어지면서 회사가 해체된다.

 

나는 2016년 9월부터 3년이 조금 안되게 이사람들과 같이 일했고 마지막에는 박사 지원까지 받음.
내가 아마도 가장 마지막으로 들어간 박사학생이 아닐까 싶네.

회사는 마무리되어도 다행히 펀딩이 넉넉해서 나는 올해말까지 엔지니어 포지션을 유지할수 있고
박사 스칼라십은 졸업할때까지 받을 수 있음.

레싱이랑 나는 일단 내년부터는 다른 프로젝트 펀드를 따려고 준비하는 중인데,
이번에 나눠지는 스핀아웃 컴퍼니에서도 우리랑 계속 일하고 싶어해서
브렌튼이 썼다던 프로포잘 결과가 나올때까지 지켜봐야 할듯 하다.

 

Anyway 정식 직원은 아니었고 학교쪽으로 고용된 직원이었지만,
인턴을 제외하면 내 인생 두번째 회사가 이렇게 마무리가 된다.

길지는 않은 시간이었지만 내 인생의 나름 큰 부분을 차지한 회사.
덕분에 나는 백수에서 구제되었고, 가장 비싼 박사학생도 되었고.
처음 상도 타보고 인터뷰 비디오도 찍어보고, 여러번 사내 뉴스레터에도 출연해 보았다.

 

크지 않은 회사라 상을 받을 확률도 인터뷰이로 선정될 확율도 높고
publicity를 위해 스텝들 연구원들 정보도 자주 트윗하기 때문에 사실 그렇게 대단한건 아니지만
이제 막 이 사회에 처음 들어온 사람으로써 이런 작은 인정과 격려를 받는것이
일하는데 확실히 동기부여가 되고 자극이 되었다.

처음으로 찍어본 인터뷰 영상ㅋ 나는 어버버 하지만 영상 자체는 매우 프로페셔널함ㅋㅋㅋ

정부펀딩 회사라 매해 열리는 컨퍼런스가 삐까뻔쩍한 호텔에서 하는것도,
간만에 한번씩 차려입고 발표하는것도 다 맘에 들었음ㅋ

특히나 마지막 컨퍼런스에는 국회의사당에서 만찬을 했는데,
그전까지는 캐쥬얼 정장이었다면 이번엔 완전 포멀 이었고.
장소도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내 얼굴이 나오는 비디오도 웃기고 비현실적이었다ㅎ

 

두달전 국회의사당에서 했던 마지막 컨퍼런스 갈라 디너.

나는 데이브랑 2주에 한번씩 화상회의를 하고 로스 브렌튼 드웨인이랑 분기 미팅을 했는데
다들 좋았지만 데이브가 정말정말정말 좋은 사람이고 능력있는 엔지니어라 배울점이 많았다.

회사에 있으면서 연구에 깊이를 가지기가 쉽지않은데 이해가 깊은것도
언제나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는것과 차분하고 꼼꼼한것도 본받아야겠음.
로스는 맨날 볼때마다 박사 1년안에 졸업하고 엔지니어로 오라고
내가 그건 불가능해 라고 하면 넌 할수있어! 라고 말도 안되는 소리 함ㅋㅋㅋ
결과적으로 한국에 돌아갈거라고 하니까 상심하는걸로 보아 완전 농담은 아니었나보다ㅎㅎ

그나저나 3일 롱위켄 스키장 갔다와서 다음날 4시반에 일어나서 새벽비행기 타고
오전 오후 내내 미팅하다가 이제서야 뛰쳐나와서 호텔에 도착했당.
하루를 어째어째 커피 3잔으로 간신히 버틴 느낌ㅋㅋㅋ
호텔이 너무 좋아서 욕조에 좀 누울까 하는데 또 너무 피곤해서 그냥 침대에 누워야하나 싶고
아 리부탈 써야하는데ㅠㅠ 모르겠고 와인이나 일단 한잔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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