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cked Little T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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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디민둥/일상다반사

엄마랑아빠랑

민둥 2015. 11. 3. 09:16

엄마랑 아빠가 엊그제 한국으로 돌아가시고 집이 다시 조용해졌다.
막상지나고 나니 2주가 별로 길지 않은 시간인 것 같다만,
아마 꼬꼬마 아기였을때 이후 처음으로 부모님과 24시간 붙어 지냈던 가장 긴 기간인듯ㅋㅋㅋ

밀착 생활을 하며 참 내가 부모님에 대해 몰랐구나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우리 엄마아빠가 이런 사람이었구나 이런 생각을 하고 이런걸 좋아하는구나 정말 많이 느꼈음.

그동안 상당히 가깝게 부모님에 대해 엄청 잘 알고있다고 느꼈었는데 그건 정말 단편적인 인상이었구나.
늘 두분이서 투닥거리시면서도 지금까지 문제없이 잘 지내시고 해서 그런가
그동안 아예 내가 크게 신경쓸 필요가 없었나 보다. 
모르고 있었던 엄마아빠에 대한 사실들도 막상 접하니 새롭고 재밌고 힘들기도 했음.

서로 생활 방식이 달라서 불편한 점도 많았고 조언이라고 한마디씩 해주시는 말들도 듣기 싫고
무엇보다 온전한 내 공간이 없어져서 쉴 틈이 없는 느낌이 제일 지치더라. 그래서 짜증도 많이냄ㅋㅋ
부모님도 내 성격이 이렇게 거지같다는거에 놀라셨을듯? (이미 알고 계시나?)ㅋㅋㅋㅋㅋㅋ

그래도 2주 동안 열심히 놀러다니며 즐거운 일들도 정말 많았다.
새롭고 낯선곳이지만 익숙한 사람들이랑 돌아다니니 혼자 여행하는거랑 또 다른 재미가 있더라.
이미 가봤던 곳에도 또 가족들이랑 다시 오니 새롭기도 하고 소개하는 맛도(?) 있고, 운전 실력도 많이 늘었고!?
내가 이런곳에서 이렇게 생활하고 있다는걸 보고나면 이젠 전화통화만 해도 쉽게 상상하실 수 있을테지.





참, 그리고 무엇보다 남편을 더 좋아하게 되었다.
나보다 더 불편했을텐데 싫은내색 없이 정말 말도 꼬박꼬박 예쁘게 하고 잘 챙기고
심지어 가시고 나니까 집이 허전하다고 나보다 더 아쉬워 하다니ㅋㅋ
나도 더 잘해야겠구나 많이 생각함.

내년 봄 쯤 한국에 한번 들어가게 되면 또 엄마아빠집에서 한참 살아야 할텐데
그때는 좀 더 예쁘고 나긋나긋한 딸래미가 되어야지!
서른살의 멍청이는 또 다짐만 한다ㅎㅎ




안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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